모어가 어디서 돕고 어디서 방해하는가
사람들은 모어가 새 언어를 「방해한다」고 말합니다. 실제는 더 흥미롭습니다. 한국어는 일본어에서 거의 반칙에 가까운 이점을 주고, 영어 발음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주지 않으며, 아주 구체적인 몇 지점에서만 발목을 잡습니다. 그 지점들은 하나하나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어가 새 언어를 「방해한다」고 말합니다. 실제는 더 흥미롭습니다. 한국어는 일본어에서 거의 반칙에 가까운 이점을 주고, 영어 발음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주지 않으며, 아주 구체적인 몇 지점에서만 발목을 잡습니다. 그 지점들은 하나하나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어학 교실에는 익숙한 지적이 있습니다. 모어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말입니다. 거의 언제나 부정적인 뉘앙스로 쓰입니다. 마치 한국어가 걸러내야 할 잡음이라는 듯이 말입니다.
그렇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모어는 동시에 가장 큰 이점이자 가장 끈질긴 오류의 원천이며, 어느 쪽이 어느 쪽인지 우리는 꽤 잘 알고 있습니다. 막연하게가 아니라,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구체적인 지점 단위로 알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것을 언어 간 영향(cross-linguistic influence)이라고 부릅니다. 이미 가진 언어가 다음 언어를 배우는 방식을 빚는 현상입니다.
1950년대에 로버트 라도(Robert Lado)는 대단히 그럴듯한 생각을 내놓았습니다. 두 언어를 비교해 다른 지점을 찾아내면 바로 그곳이 학습자가 틀리는 곳이라는 것입니다. 대조분석 가설이라 불렸고, 교사가 난이도를 미리 예측할 수 있게 해주리라 기대되었습니다.
버티지 못했습니다.
큰 차이가 오류를 전혀 낳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거의 동일한 특징이 평생 가는 오류를 낳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1974년 재클린 섀크터(Jacquelyn Schachter)가 오류를 세는 작업 전체를 뒤집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중국인과 일본인 학생은 영어 관계절에서 아랍어·스페인어 화자보다 오류를 적게 냈습니다. 더 잘해서가 아니라 그 구조를 회피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류 집계에 아예 나타나지 않는 구멍도 여전히 구멍입니다.
개념은 그에 맞게 넓어졌습니다. 오류를 낳는 전이만이 아니라 모든 종류의 영향 — 촉진, 간섭, 회피, 익숙한 구조의 과용, 그리고 습득 속도 그 자체까지. 테런스 오들린(Terence Odlin, 1989)과 이후 자비스와 파블렌코(Jarvis & Pavlenko, 2008)가 그 지형 전체를 그려냈습니다.
이 글에서 하나만 가져간다면 이것을 가져가십시오. 발음에서 어려운 것은 완전히 낯선 소리가 아니라 거의 똑같은 소리입니다.
제임스 플레지(James Flege)의 말소리 학습 모형이 내놓는 핵심 예측입니다. 외국어의 소리가 이미 가진 소리와 충분히 가까우면, 뇌는 그것을 기존 범주에 집어넣고 새 범주를 만들지 않습니다. 한국어의 그 소리로 듣고, 한국어의 그 소리로 내고, 차이를 끝내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반대로 정말로 낯선 소리는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새 범주를 만들도록 강제되고, 그 결과 오히려 더 정확하게 발음하게 되는 일이 잦습니다.
캐서린 베스트(Catherine Best)와 마이클 타일러(Michael Tyler)는 같은 것을 지각의 편에서 설명합니다. 난이도를 정하는 것은 두 외국어 소리가 이미 가진 음운 체계에 어떻게 동화되는가입니다.
실천적 결론은 날카롭습니다. 이국적으로 느껴지는 소리에 힘을 쓰지 마십시오. 이미 제대로 내고 있다고 믿는 소리에 힘을 쓰십시오.
이것은 세상의 어떤 언어 쌍이 제공하는 이점보다도 큰 축에 듭니다. 그리고 여러 층위에서 동시에 작동합니다.
문법 구조가 거의 겹칩니다. 둘 다 SOV이고, 조사가 명사에 붙고, 수식어가 앞에 오고, 동사가 문장 끝에 옵니다. 영어 화자가 몇 년을 들여 익히는 어순 감각을 당신은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경어 체계가 대응합니다. 청자와의 관계를 동사 어미에 새겨 넣는 구조가 두 언어에 모두 있습니다. 세부는 다르지만, 그런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배울 필요가 없습니다.
어휘. 한자어와 일본어 한어(漢語)는 같은 뿌리에서 나왔습니다. 대학은 だいがく, 은행은 ぎんこう, 안전은 あんぜん, 사회는 しゃかい입니다. 서양 학습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추상·학술 층이 통째로 넘어옵니다.
중국어로 가도 어휘 층의 이점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발전 — 发展, 정부 — 政府, 교육 — 教育.
일본어의 고저 악센트. 한국어에는 단어를 구분하는 음높이 체계가 없습니다. 橋와 箸의 차이는 규칙으로 배울 수 없고 교재에 표기되지도 않습니다. 문법이 쉬운 만큼 이 부분이 뒤로 밀리기 쉽습니다.
음독과 훈독. 일본어의 한자는 단어마다 읽는 법이 달라집니다. 뜻을 안다는 사실이 오히려 읽기를 틀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익숙할수록 확인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동형이의어. 가장 큰 이점이 가장 눈에 안 띄는 오류를 만듭니다. 일본어 手紙는 편지이고, 汽車는 기차이며, 勉強은 공부입니다. 중국어로 가면 工夫는 공부가 아니라 시간과 공력이고, 放心은 방심이 아니라 안심이며, 新闻은 신문지가 아니라 뉴스입니다.
중국어의 성조와 어순. 한국어에는 성조가 없으므로 처음부터 지각 범주를 새로 세워야 합니다. 어순도 SVO여서 한국어의 SOV 직관을 억눌러야 하고, 조사가 없는 자리를 어순과 전치사가 대신합니다.
영어에서는 수지가 반대가 됩니다. 도움은 훨씬 적고, 간섭은 집중적이고 끈질깁니다.
가장 큰 장애: 형태 표시. 한국어는 시제와 높임을 어미로 표시하지만 수(數)와 3인칭 단수는 표시하지 않습니다. 영어는 복수 -s, 과거 -ed, 3인칭 단수 -s를 전부 강세 없는 작은 어미로 처리하고, 말할 때는 그것들이 삼켜집니다. 고급 학습자에게서도 -s와 -ed 누락이 오래 살아남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규칙을 몰라서가 아니라, 지각 체계가 그 소리를 정보로 취급하도록 훈련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관사. 한국어에는 a도 the도 없습니다. 관사 없는 언어의 화자에게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문법 범주 중 하나이고, 아주 높은 숙달도에서도 끝내 완벽해지지 않습니다. 모어에 붙잡을 것이 없습니다.
리듬. 한국어는 음절마다 대체로 고른 무게가 실립니다. 영어는 강세 박자 언어라 강세 음절은 늘어나고 비강세 음절은 희미한 /ə/로 뭉개집니다. 단어를 하나하나 정확히 발음하고도 알아듣기 어려운 이유는 소리가 아니라 시간 배분에 있습니다.
받침과 자음군, 그리고 삽입 모음. 한국어 음절 구조는 자음군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strike가 스트라이크가 되고, asked와 worlds가 무너집니다. 자음 사이에 모음 '으'를 넣는 것은 규칙을 몰라서가 아니라 음절 구조가 시키는 일이며, 그래서 의식적으로 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거의 똑같은」 소리들. 한국어의 유음 ㄹ 하나가 영어의 /l/과 /r/을 모두 흡수하고, /f/는 ㅍ으로, /v/는 ㅂ으로, /θ/는 ㅆ으로 동화됩니다. 플레지의 원리대로, 바로 이것들이 스스로 알아차리기 가장 어려운 오류입니다.
그래도 도움은 있습니다. 영어 학술 어휘의 그리스·라틴 어근은 당신이 한자어를 다루는 방식과 정확히 같은 기제로 작동합니다. 뜻이 분명한 조각들의 조립입니다. tele- 더하기 phone은 전(電) 더하기 화(話)와 같은 일입니다.
전이는 실제 거리가 아니라 느껴지는 거리를 따릅니다. 에릭 켈러먼(Eric Kellerman)은 학습자가 두 언어를 가깝다고 믿을수록 더 많이 전이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부작용이 있습니다. 한국어 화자가 일본어를 배울 때 가깝다고 느끼는 탓에 전이하면 안 되는 자리에서 전이합니다. 동형이의어가 하필 한자어를 아는 사람을 노리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문법은 옅어지고 억양은 남습니다. 숙달도가 오르면 모어에서 온 문법 오류는 뚜렷하게 줄어듭니다. 발음의 흔적은 대개 남고, 특히 사춘기 이후에 시작한 사람에게 그렇습니다. 거의 흠 없는 영어를 쓰면서도 말하면 한국어 화자라는 것이 들리는 이유이며, 이것은 실패가 아니라 보통의 일입니다.
영향은 양방향입니다. 제2언어에 오래 잠겨 있으면 모어도 움직입니다. 문장의 모양, 단어 선택, 심지어 억양까지.
그리고 어떤 전이는 더 높은 층위에서 일어납니다. 짐 커민스(Jim Cummins)는 추론하기, 요약하기, 긴 글 다루기 같은 학술적 기능이 특정 언어에 속하지 않는 공유 층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어로 잘 읽는 사람이 영어 읽기를 더 빨리 배우는 것은 두 언어가 닮아서가 아니라 읽기라는 능력이 이미 거기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언어 쌍에 대한 두 칸짜리 목록을 만드십시오. 한국어가 앞서게 해주는 자리와 발목을 잡는 자리. 어디서 틀릴지 미리 아는 것만으로도 시간 배분이 달라집니다.
긍정적 전이를 의도적으로 쓰십시오. 일본어와 중국어에서는 새 단어를 만날 때마다 한자음으로 먼저 읽어보십시오. 영어에서는 그리스·라틴 어근을 부수처럼 배우십시오.
발음에서는 쉽게 느껴지는 소리를 의심하십시오. 자기 녹음을 원본과 나란히 들어보십시오. 어긋남은 대개 가장 예상하지 못한 자리에 있습니다.
모어에 없는 것은 저절로 스며들기를 기다리지 마십시오. 영어의 관사, 일본어의 고저 악센트, 중국어의 성조 — 이런 것들은 명시적으로 배우고 의도적으로 연습해야 합니다. 말의 흐름 속에서 두드러지지 않아 귀가 그냥 지나쳐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모어를 지우려 하지 마십시오. 모어가 꺼지는 언어 학습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것은 언제나 거기 있으면서, 당신이 알아차리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자리에서 돕고 있습니다. 할 일은 그것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언제 믿고 언제 믿지 않을지를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같은 내용을 쉬운 말로 다시 들려줍니다 — 어린 독자를 위해, 또는 요점만 빠르게 잡고 싶은 분을 위해.
모어는 결코 꺼지지 않는다. 당신이 눈치채는 것보다 더 많은 자리에서 돕고, 아주 구체적인 몇 자리에서 발을 건다. 어느 쪽이 어느 쪽인지 아는 것이 시간 쓰는 법을 바꾼다.
이 글에서 하나만 가져간다면 이것을 가져가라.
발음에서 어려운 것은 거의 똑같은 소리다. 완전히 낯선 소리가 아니다.
외국어의 소리가 이미 가진 소리와 충분히 가까우면, 뇌는 그것을 기존 범주에 넣어 버리고 새 범주를 짓지 않는다. 자기 소리로 듣고, 자기 소리로 내고, 차이를 끝내 알아채지 못한다.
정말로 낯선 소리는 어디에도 들어맞지 않는다. 그래서 새 범주를 지어야 하고, 오히려 더 정확히 발음하게 되는 일이 많다.
실천적 결론은 날카롭다. 이국적으로 느껴지는 소리에 힘을 쓰지 말라. 이미 제대로 내고 있다고 믿는 소리에 쓰라.
1950년대의 그럴듯한 계획은 이랬다. 두 언어를 견주어 다른 곳을 찾으면, 거기가 학습자가 틀리는 자리라는 것.
버티지 못했다. 큰 차이인데도 오류가 전혀 없는 곳이 많았고, 거의 똑같은 특징인데 평생 가는 오류를 낳는 곳도 많았다.
그리고 한 연구가 오류를 세는 일 자체를 뒤집었다. 중국·일본 학생이 영어 관계절에서 스페인어 화자보다 오류를 적게 냈는데, 더 잘해서가 아니라 그 구조를 피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류 집계에 아예 나타나지 않는 구멍도 여전히 구멍이다.
도움은 훨씬 적고, 간섭은 집중적이고 질기다.
가장 큰 장애물은 낱말의 끝이다. 영어는 시제, 복수, 3인칭 단수, 소유를 모두 강세 없는 작은 어미로 표시하는데, 그것들은 말 속에서 삼켜진다.
그래서 -s와 -ed 누락이 상급 학습자에게서도 오래 살아남는다. 규칙을 몰라서가 아니라, 귀가 그 어미들을 정보를 실은 것으로 다루도록 훈련된 적이 없어서다.
그리고 모어를 지우려 하지 말라. 모어가 꺼지는 종류의 언어 학습은 없다. 과제는 그것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언제 믿고 언제 믿지 말아야 하는지를 정확히 아는 일이다.
이 글들은 학습 과학과 언어학에서 정립된 연구를 종합한 것입니다. 주요 출처 및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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